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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r/영화식사

[ 영화식사 013 ] 기이한 편견의 세계로의 초대

[ 영화식사 013 ] 기이한 편견의 세계로의 초대

ㅡ영화 <007 골드핑거>

 

 

 

인종, 성별, 국적 등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과 편견이 그대로 반영되는 점이 장르영화의 묘미다. 특히 영화가 제작된 시대의 축이 고전으로 향할 수록 이러한 편견은 더욱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동시에 촌스러움도 강해진다. 비근한 예로 7, 80년대 슬래셔 무비는 순결한 여주인공이 살아남고 문란한 젊은이들이 살인마에게 죽어나가는 장면을 보여주며 당시 개방적인 성 의식을 경계한 보수의 시선을 보여준다. 액션영화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언 플레밍의 저서를 원작으로 한 <007 골드핑거>(1964)에서도 당시 시대관념과 선입견은 여과없이 노출된다. 황금에 집착하는 뚱뚱한 미국인 사업가 골드핑거(거트 프로브)와 그의 충성스러운 한국인 심복, 그리고 그 밑을 졸병처럼 다르는 동양인들은 확실히 지금 보면 불편한 캐릭터다. 아군부터 적군까지 가리지 않고 여성들을 휘어잡는 한편, 매순간 위기를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007 제임스 본드(숀 코네리)의 모습과 대비되는 점도 이 불편한 심정에 한 몫을 한다.

 

 

악당 골드핑거의 심복인 오드맨(해롤드 사키타)은 영화 내에서도 한국인 레슬러라고 골드핑거가 설명해주는데, 대사는 한 마디도 없이 오로지 단단한 몸과 표정으로 사악한 이미지를 풍긴다. 오드맨은 007이 아무리 난타를 먹여도 시종일관 여유만만하게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온다. 이국적 외모가 주는 낯선 두려움과 동시에, 인격체라는 느낌도 없이 지성과 사유가 고갈된 듯한 기계적인 몸짓은 상대적으로 열등함을 보여주어 종합적으로 기이한 인상을 준다. 적나라한 편견과 스테레오 타입이 합쳐져 오드맨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에 기이한 기운이 서려있다.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사건의 시발점이 된 '황금'은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최초의 본드카 애스턴마틴 DB5에 비하면 맥거핀에 가깝다. 다만 초반부에 황금으로 뒤덮인 여인의 시신은 골드핑거의 잔인한 사업가적 측면을 상징하는 것과 별개로 매혹적이다.

 

 


가슴털이 낭낭한 숀 코네리 젊은 시절(...)

 

 

< 007 골드핑거 > (1964)

영국의 작가 이안 플레밍(Ian Fleming) 원작의 007시리즈 세 번째 영화로 1964년에 만들어졌다.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역은 숀 코네리(Sean Connery)가 맡았고, 가이 해밀턴(Guy Hamilton)이 연출하였다.

영국은행은 누군가가 거대한 양의 금을 빼돌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국제적인 금 딜러인 오릭 골드핑거를 의심한다. 악당 오릭 골드핑거는 미국 연방정부의 금을 보관하고 있는 요새 포트 녹스를 폭파시키고 세계의 금 시장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다. 이에 영국은행은 영국 정보요원인 제임스 본드에게 이 사건을 조사할 것을 지시하고, 골드핑거의 계략을 알아챈 본드가 이를 저지시키기 위해 나서게 되는 내용이다.

007과 악당 골드핑거의 우연한 충돌을 계기로 사건이 점차 확대된다는 점층식 구성 방법으로 미국 UCLA 영화과에서 명작 시나리오의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영화이다. 또한 연막탄, 기름방사장치, 위치를 알려주는 무선장치, 전투기처럼 사람을 공중으로 피신시켜 주는 장치 등 비밀무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런 아이디어 넘치는 무기들은 이후 계속 등장하면서 007 시리즈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1965년 아카데미상 음향효과상을 수상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007 골드핑거 [007 Goldfinger]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