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취직이 됐고 지금은 피로에 시달리면서 블로그를 마냥 놀려두고 있습니다.
마지막 포스팅이 11월이었으니 못해도 올해가 가기 전엔 꼭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일단 잊어먹을 것 같아서 최근에 본 영화 짧게 리뷰.
오드 토머스
안톤 옐친과 윌렘 데포가 나오는 오컬트 영화입니다. 사실 안톤 옐친이 누군진 잘 모르겠어요. 모르는 배우인데 이상하게 이름이 익숙한....프로도 닮은 배우. 기대하지 않았는데 등장해서 깜짝 놀랐던 배우는 윌렘 데포였죠.
정보에는 뭐 액션, 스릴러 장르라고 나와있는데, 발랄한(?) 오컬트에 가깝습니다. 엄마의 영향으로 심령현상을 보는 오드 토머스란 소년이, 예의 그 비범한 능력으로 인해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예고편이 하도 재미있어 보이길래 봤습니다.....만.....요즘 오컬트영화 트렌드가 이런 건 아닐테고; 전 좀 적응이 안되더군요. 나름 밝은 분위기지만 그다지 유쾌하지도 않고. 결말도 그다지 즐겁진 않습니다. 슬픔과 유머와 황당함이 마구 뒤섞인 느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기대를 많이 했던 영화입니다. 원작소설의 작가가 스티븐 킹 아들이기 때문도 있고,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참 좋아하거든요. 해리포터 시리즈 때부터 정이 가던 배우였는데 참 바람직하게 성장했습니다. 영화 <어톤먼트>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결혼한 여햏도 나오더군요. 주노 템플. <어톤먼트>에선 좀 어려보였는데 여기선 꽤 많이 컸어요. 배우도 좋고 다 좋은데 감독 전작이 피라냐라고 해서 살짝 불안했지요. 그 불안감은 틀리지 않았고....
B급 판타지 스릴러로 한정한다면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개연성도 현실감도 후반부로 갈수록 사정없이 날라가지만, 별로 악평하고 싶은 영화는 아닙니다. 아마 이 영화에서 계속 생각해 봐야할 건 개연성이 아니라, 주인공의 머리에 돋아난 '뿔'의 상징일 것 같은데요.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만큼은 다시 리뷰를 쓰고 싶습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연기력이 참 좋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이며 연극이며 이것저것 시도하더니 확실히 표정연기가 자연스럽습니다. 한번에 대작을 잡아서 확 뜨기 보단,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성장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에 너무 실망했던지라 오히려 다섯군대 전투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뭐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싶은 마음으로요. 사실 톨킨의 그 방대한 세계관을 영화기술을 활용해 빼어난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참 복받은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실망스럽더라도 언젠가 영상기술이 더욱 발전했을 때, 리메이크판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소린이 갑자기 정신차리는 게 관객 입장에선 어리둥절하지만, 사실 피터 잭슨의 이러한 의식의 흐름 기법은 반지의 제왕에서도 종종 있었습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가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는 스토리 라인이죠. 그나저나 아르켄스톤은 맥거핀인가요?(...)
스마우그가 영화 초반부에 싱겁게 죽어서 여기에 대한 비판이 많더군요. 근데 애초에 호빗 트롤로지가 스마우그를 최종보스로 설정한 것도 아니었고, 용 한 마리를 상대로 싸우는 것보단 다섯 군대가 모여 대규모 전쟁을 벌이는 편이 마지막 시리즈로서 더 어울립니다. 스마우그도 오히려 원작보다 영화에서 더 과대평가 된 역할이라니...
스마우그의 유일한 약점이 목 주변 뚫린 부위로 보이는 심장인데요. 전 갑자기 <베오울프>가 떠올랐어요. 베오울프에서도 베오울프와 싸우는 용의 약점이 바로 그 부위죠. 영미권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종종 차용해오던 설정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무튼 호빗 트릴로지를 끝으로, 더 이상 영화로 나올 떡밥이 없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걸 뮤지컬로 볼 수 있다니! 엄밀히 말해 영화는 아니지만, 올해 극장에서 본 최고의 작품은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라이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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