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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M to M

[잡식] 매즈미켈슨 덕질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정말 단순하다. 아무리 내 지금 상황이 뭐같아도 잘생긴 남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예를 들어 크리스챤 베일이나 제레미 아이언스, 매즈 미켈슨의 사진들을 보고 나면...그냥 다 잘 될 것 같고...행복하고...그래..

 

그래서 오늘은 매즈 미켈슨을 덕질해보았다. ㅋ_ㅋ 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보오...

내가 매즈 미켈슨을 처음 알게 된 영화는 <킹 아더>. '필름과 영미문학'이라는 교양수업시간에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 자체는 아더왕의 전설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다. 뭐 성배를 찾고 배신하고 응징하고 불륜하고 지지고볶는 원작보단 영화가 더 단순한 편. <킹 아더>는 로마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인 국가를 세우고자하는 섬나라 민족의 이야기다. 여기에 멀린이며 뭐 이런 조력자가 등장하고 색슨족의 침략을 막아내는 등 다분히 자국중심적인 미화가 들어가 있고. 결국 우리 영국은 킹왕짱이라는 게 이 영화의 최종메시지. 하지만 괜찮아 난 <잭 더 자이언트 킬러>도 봤으니까...

 


킹 아더 (2004)

King Arthur 
7.9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클라이브 오웬, 키이라 나이틀리, 스텔란 스카스가드, 스티븐 딜레인, 틸 슈바이거
정보
액션, 어드벤처 | 영국, 아일랜드, 미국 | 119 분 | 2004-07-23

<킹 아더>에서 매즈 미켈슨은 트리스탄으로, 아더의 친한 친구이자 원탁의 기사들 중 뭔지 모를 쎈캐다. 사실 아더왕의 전설과 함께 중세문학 중 최고로 손꼽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의 그 트리스탄이 맞다. 켈트족 전설에 따르면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전사했고, 그 소식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트리스탄을 낳자마자 비명횡사했다. 태어날 때부터 이런 비극을 겪은 연유로, 슬픔을 뜻하는 라틴어 '트리스티스'에서 유래해 트리스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래서인지 영화 <킹 아더>에서도 트리스탄은 다른 원탁의 기사들과 다르게 고독하고 다크다크하다.  

심지어 대사도 별로 없다. 아무래도 <킹 아더>에선 아더와 기네비어, 랜슬롯의 삼각관계(원작에선 그냥 삼각관계가 아니라 아예 불륜)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트리스탄쨔응은 일편단심 아내사랑^.^ 근데 영화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즉, 비중이 없는 캐릭터. 그래도 쎈캐라서 후반부 전투씬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보여주지만.....

 

포로로 보이지 않는 게 다행

철저하게 아더왕(가운데)과 랜슬롯(오른쪽)만을 위한 샷^.ㅠ 하지만 짧은 비중인데도 존재감이 느껴지던 역이었다. 게다가 나는 이런 영화에선 먼치킨같은 주인공보단 어딘가 결핍된 조연이 더 끌리는 편이라...트리스탄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매즈 미켈슨을 만나게 된 두번째 영화. <타이탄>

 


타이탄 (2010)

Clash of the Titans 
6.3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샘 워싱턴, 리암 니슨, 랄프 파인즈, 알렉사 다발로스, 젬마 아터튼
정보
액션, 판타지 | 영국, 미국 | 106 분 | 2010-04-01

 

매즈 미켈슨이 나온다고 해서 본 영화는 아니었다. 무심코 본 영화인데 낯익은 얼굴이다 싶더니 어?..트리스탄이네...또 거지꼴을 하고 나왔네....

 

게다가 또 말없이 쎈캐. 대사 좀 줘라 감독양반!

여기서 매즈 미켈슨은 해저괴물을 처치할 메두사의 목을 따러가는 원정대의 장군으로 나온다. 이름은 드라콘. 거대전갈과 싸우고 사막을 건너는 험난한 여정에서 소리없이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원정대 수가 꽤 많은 편인데, 서브몹 메두사와 맞닥뜨리자 약속이나 한듯 죽는 역할을 떠맡는다. 트리스탄=드라콘=매즈 미켈슨은 여기서도 희생정신으로 주인공을 돕는 캐릭터. 

 
땋은 머리가 나보다 청순해

<타이탄> 영화 자체는....리암 니슨과 랄프 파인즈가 나오긴 하지만 (샘 워싱턴이 주인공이지만 저 두 배우에 비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 영화에 나와서 개죽음 당하는 캐릭터들이, 그게 타당해서가 아니라 그냥 오로지 다음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죽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해 골든라즈베리상을 받았다고 한다(...)

 

매즈 미켈슨이라는 배우를 인지하게 된 세번째 영화. <007 카지노로얄> 

 


007 카지노 로얄 (2006)

Casino Royale 
7.6
감독
마틴 캠벨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에바 그린, 매즈 미켈슨, 주디 덴치, 제프리 라이트
정보
액션, 어드벤처 | 체코, 독일, 영국, 미국 | 145 분 | 2006-12-20

 

왓더!!!!!!!!!!!!!

호우! 매즈 미켈슨이 다니엘 크레이그를 돌멩이로 만들어버리셨다

트리스탄=드라콘=르 쉬프르=매즈 미켈슨! <카지노로얄>에선 악역으로 나오지만 거 돈 좀 잃으면 어떻소...

 

본인이 독약 먹여서 요단강 구경하게 해놓고 태연하게 잔망을 떤다.  

내 기억 속의 매즈 미켈슨=드라콘=트리스탄은 항상 산발한 머리에 뭔가 땀냄새가 날 것 같은 역할이라서 그런가...이 영화에서 젠틀한 외모에 아무렇지 않게 피눈물을 흘리는 매즈 미켈슨은 비쇼 그 자체였다. 제임스 본드가 영국을 구하든...고자가 되든 그건 상관없어...

 

참 신기한 마스크. 얇은 입술에 깊은 쌍커풀이 진 두 눈 때문에 일견 서늘해보이지만, 한편으론 무척 섹시한 분위기가 있다. 미중년 특유의 깊은 매력과 함께 철저하게 완성된 남자의 느낌까지. 사실 이런 이미지는 내가 좋아하는 중년배우들ㅡ크리스챤 베일, 제레미 아이언스ㅡ과 비슷하다.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지만 헐랭한 부분까지 갖춘 느낌적인 느낌!

 

 

게다가 빠질 수 없는 수트깡패. 드라마 <한니발>은 솔직히 재미없지만, 매즈 미켈슨의 수트를 구경하기 참 좋은 드라마.

 

다 필요없고 <한니발>은 매즈 미켈슨 먹방만 1시간 내내 찍어도 시즌 연장 성공할 것 같은데(...)

이 드라마도 렉터 박사와 윌 그레이엄의 브로맨스로 유명한데, 매즈 미켈슨은 그의 초기작 <푸셔> 때부터 이상하게 남자와 케미 터지는 역할을 해왔다. 아직 그의 작품을 모두 본 건 아니지만 어째 여자보다 남자배우와 묘한 분위기가 맞아떨어져서...<카지노 로얄>이나 <한니발>에선 철면피 돋지만 사실 평범한 역할을 맡았을 땐 미친듯이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정말 신기한 배우.

 

 

이런 빙구 캐릭터도 너무나 완벽하게 소화;;; 감독님 감사해요;;;;

 

헐랭헐랭

 

 

덴마크 퀴어영화 <NU>. 대사가 없어서 그럭저럭 볼 수 있지만, 지루해서 대충대충 보고 껐다(...) 

 

 

매즈 미켈슨의 인지도를 단번에 끌어올려준 영화는 역시 <더 헌트>.

<킹 아더>의 트리스탄 역으로 헐리웃에 입성한 그에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는 영예를 안겨준 영화. 

 

 이런 눈망울을 한 사람한테 어?? 클라라 네 이년....

매즈 미켈슨은 여기서, 과하지 않은 동시에 작품 속 캐릭터의 상황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호연을 펼쳤다. 게다가 안경....+_+  

개인적으로 요즘도 유행하는 뿔테안경보다 이런 평범한 안경을 더 선호한다. 훨씬 지적으로 보이고, 준수한 매력이 있다. 물론 매즈 미켈슨이 써서 그런 거겠지...이 영화에서 매즈 미켈슨은 유치원 선생님인데, 안경을 쓰니 확실히 서늘한 눈매가 많이 완화되는 것 같다. 결론은 뭘 해도 잘 어울림(!!)

 

<더 헌트>에서 이렇게 애들한테 물고 뜯기고 씹힌다. 조심해! 이 사람은 한니발이라고!(...)

 

그나저나 65년생이라니 정말...잘생겼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게다가 독어, 불어, 영어까지 할 줄 안다니 매즈 미켈슨은 정말 무서운 사람...다음 영화에선 냉정하고 지적이면서 헐랭한 캐릭터 한번 맡아줬음 좋겠는데 차기작 정보를 보아하니 그럴 일은 없을 듯 ^.ㅠ 그래도 볼게요...

 오늘의 덕질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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