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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M to M

[스릴러] 퍼니게임(Funny games) 1997.

 


퍼니게임 (1997)

Funny Games 
6.8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수잔네 로타, 울리히 뮈헤, 아노 프리치, 프랑크 기어링, 스테판 클라프친스키
정보
스릴러, 공포 | 오스트리아 | 103 분 | 1997-11-15

 

2007년에 미국에서 같은 감독이 리메이크했지만 97년 원작만한 게 없다는 평이 많습니다. 연출이며 장면, 대사 하나하나 똑같다는데 다 떠나서 원작을 보나 리메이크를 보나 관객이 빡친다는 건 불변의 사실^.^ 처음에 봤을 땐 뭐야 이 정신나간 영화는!! 하며 분노했는데 몇번 더 보다보니 감독이 뭘 의도한 건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더군요.

 

<스포주의>

 

 

 새집으로 이사온 가족.

 

 아빠랑 아들은 근처 강가에서 보트 개조 중이고

엄마는 친구랑 통화하면서 밥 차리고 있는데  

 

 이웃 산다는 남자가 계란 좀 달라며 찾아옵니다. 엄마는 흔쾌하게 수락하며 계란 네개를 줬습니다.  

너드같이 생겼으니 그냥 너드라고 부를게요.

 근데 너드가 실수로 계란을 떨어뜨렸네요.

 

 너드는 더 달라면서 아예 부엌으로 들어옵니다. 계란그지를 봤나...

그러다 전화기까지 개수대에 떨어뜨리고  

 

전화는 먹통이 됩니다. 민폐갑. 남의 집 전화 고장내놓고 태연한 게 더 열받음.

 

 

 끝났나싶었는데 이번엔 웬 다른 남자가 개가 물려고 한다며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개는 가족이 키우고 있었구요.

 

 황당한 부인은 니들 당장 나가라고 슬슬 짜증을 냅니다.

 

철판돋게 골프채 좋다고 넉살 부리는 남자.

 

 심지어 골프채 좀 시험해보고 오겠다며 나갑니다.

 

 한편 뭔가 이상한 걸 느낀 남편.

 

 묘하게 조용한 집...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부인에게 모든 자초지종을 들은 남편.

 

부인이 나가라고 하니까 이번엔 당신네들 개 때문에 계란을 깼다며

다시 달걀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달걀 못먹어서 환장했나...

그러다 빡친 남편이 검은머리 남자(왼쪽)를 한대 치게 되는데

 

 그러자 골프채로 남편 다리를 내리찍어버립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가족. 하지만 이미 늦었네요..

 

 싫으면119에 신고하라는 남자. 하지만 아까 개수대에 전화기를 빠뜨려서 전화는 불통이죠.

묘하게 진중권 닮았는데 말도 참 잘함. 제일 기분나빴던 캐릭터(...)  

 

퀴즈를 냅니다.

 아까 골프채는 시험해봤어. 하지만 골프공은 여기있지.

그럼 어디에 시험해봤을까?

 

 답은 개.

개가 언제부턴가 짖지 않았던 이유가...

 

저녁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고만해 이 미친 놈들아ㅠㅠ

 

 아들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결과는 음...

 

 도로 붙잡혀서 총 맞고 퇴갤.

 

여차저차해서 부인이 총을 잡고 너드를 쏘게 됩니다.

(제일 통쾌했던 장면ㅠㅠ 아 이제야 뭔가 진행이 좀 되겠구나했지요)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먹은 남자.

 

 어디있지? 어디있어??!! 하면서 뭔가를 급하게 찾습니다.

 

 뭘 그렇게 뒤적거리며 찾나 싶더니

 

 리모콘^.^.. 뭐야 뜬금없이 리모콘? 했는데

남자가 되감기 버튼을 누르니까

 

 웃기게도 장면이 모조리 되감기되더니 너드가 총 맞기 이전으로 돌아갑니다.

이게 뭨ㅋㅋㅋㅋㅋㅋ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도 안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부인은 총 한번 못잡아보고 남편 사망.

 

 

 날이 밝았네요. 너드와 검은머리는 부인을 끌고 호숫가로 향합니다.

 

 손과 발, 입까지 모두 봉인한 채로

 

 그대로 입수...

 

 남자는 또 어디론가 향합니다.

 

 사람을 부르네요.

 

달걀 좀 얻을 수 있을까요? 

 

끝.

 

 

두세번 봤는데도 캡쳐하다가 또 빡쳐서 혼자 씩씩거렸습니다. 중간에 생략하거나 캡쳐가 부실한 장면들도 있지만 다시 보는 것도 싫어서 그냥 올리고(...) 특히 저 '되감기' 장면에서 저처럼 짜증을 느낀 분들도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Being here -> Being there

이 영화는 정말 불쾌한 영화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영화 중간중간 저 검은머리 남자가 마치 카메라 너머 관객을 보고있듯이 시선을 주는 장면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굉장히 도전적인 시선이라고 봅니다. 평화로운 가족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폭력을, 마치 관객이 몰래 숨어서 지켜보다 들킨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범인이 우리를 의식함으로써 우리 역시 숨어서 지켜보는 입장이 아니라 폭력을 방관하는 입장이 되버립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밖에 없는 불쾌함은 바로 범인이 관객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그 불유쾌한 현장에 내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되감기' 부분은 감독 나름의 비꼬기라고 합니다. 초반에 악당이 주인공을 사지까지 내몰다가 후반부에 주인공이 극적으로 승리하는 게 헐리웃 영화의 보편적인 클리셰인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게 현실임을 보여주려고 했다네요. (ㅋㅋㅋㅋ별....꺼져)

 

즉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주로 느껴왔던 권선징악의 쾌감을 말소시키고자 만든 영화라는 건데. 

영화가 어디까지나 산업의 일부고 관객들이 영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고 있진 않다는 점을 들었을 때, '되감기' 장면은 관객을 무력하게 만들 뿐입니다. 현실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무력한 존재로요.

 

물론 그 무력함과 짜증 역시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피해자)과 자신을 동일시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반응입니다. 우리가 보통 헐리웃 영화의 클리셰에서 느끼는 쾌감과 마찬가지로 감정이입을 했기 때문이겠죠. 

 

'폭력'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그것을 보는 관객들을 콕 찝어 노린 영화론 '퍼니게임'이 최고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신분석학에서 관음증의 도구로서 카메라가 아닌, 카메라 너머에 숨은 관객을 끌고 온 영화.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폭력 앞에서 방관하고 무력할 수 밖에 없다는 찝찝한 기분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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