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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ner/M to M

[액션] 테이큰2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테이큰 2 (2012)

Taken 2 
6.4
감독
올리비에 메가톤
출연
리암 니슨, 매기 그레이스, 팜케 얀센, 라드 세르베드지야, 렐런드 오서
정보
액션, 범죄 | 프랑스 | 92 분 | 2012-09-27

아빠가 연쇄살인범이었던 1편과 달리 2편은 그저 딸바보 아들바보인 두 중년의 싸움(...)

프랑스가 무대였던 1편은 인신매매에 인종폄하 문제까지 지적되다보니 프랑스에선 흥행 성적이 저조했다. 그래선지 2편에선 여행 다큐 찍듯이 이스탄불 명소를 야무지게 보여준다. 비록 무서운 범죄조직이 있지만 관광하기엔 좋은 곳입니다 이스탄불 껄껄. 근데 이스탄불 택시는 정말 그렇게 튼튼합니까?...

 

서글픈 영화였다. 이혼한 뒤에도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은 중년 남자가 서글프다. 이 영화에서 리암 니슨은 한 가정의 구성원이고 싶지만 그게 또 마음만큼 잘 되지 않는 어설픈 위치에 있다. 직업병이 생활에 눅눅이 베어있는 아버지들이 그러하듯, 딸 연애에 지나치게 간섭해서 꼰대 취급을 받기도 한다. 냉철하지 않으면 죽는 거나 다름없는 직업세계에 살면서도 가정 내에선 이렇게 쓸쓸한 남자로 그려지는 모습이 연민적이었다. 마치 멀리 떨어져서 가족이 있는 굴을 지키는 아빠 늑대를 보는 느낌. 부인과 딸이 이스탄불에 오자 해바라기마냥 활짝 핀 리암니슨의 표정을 보니 그런 연민이 더욱 강해진다. 다만 테이큰1도 그랬듯, 이 영화가 다른 헐리웃 영화가 그러하듯 아빠의 헌신적인 사랑과 모험이 유치할 정도로 강조되지 않은 건 리암니슨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대사도 신파적이지 않거니와, 패닉에 빠진 가족을 다루는 리암 니슨의 표정엔 감정이 한껏 배제되어있다. 부인과 딸이 둘 다 위험한 상황인데 그 와중에도 큰소리 한번 내지 않는 모습이 역시 특수요원답구나 생각하게 한다. 아니면 이 사람에겐 그저 이 모든 상황이 만만했거나(...) 아무튼 한 조직을 거의 괴멸수준까지 몰아넣고도 생채기 하나 없는 모습이 마치 스티븐 시걸을 연상시킨다. 물론 스티븐 시걸의 연기력과 리암 니슨의 연기력을 비교할 순 없지만...매번 이렇게 최강자 포스로 나오는데도 이미지 소모가 없는 건 리암 니슨의 매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테이큰1에서 느꼈듯이 이렇게 단순명쾌하게 가족의 울타리를 온전히 지켜내는 영화는 비록 현실성이 떨어져도 재미있다. 마지막에 딸의 남자친구가 사실 보스의 둘째 아들이었다는 반전을 내심 기대했지만, 이야기를 배배 꼬지 않는 이 영화는 그저 그 남자친구가 후에 속시원하게 뒷조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스운 상상을 내비치며 끝나버린다. 그러니까 2편에서 리암니슨은 말그대로 '뿌린대로 거둔다'. 전작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은 아마 속편이 그만큼 덜 과격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작에서 자기 딸을 찾기 위해 친한 친구의 부인까지 총으로 쏴버리는 장면이 충격적이었다. 속편은 전기고문이나 그 유명한 "Good luck" 과 같은 명장면은 없었다. 속편이 이 정도라면 아마 3편은 나오지 않거나, 나와도 기대만큼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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